시카고 오프너(Chicago Opener)에서 여분의 카드를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시카고 오프너에서 여분의 카드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처리하시나요? 카드를 따로 빼두면 관객이 카드 수가 안 맞는다고 의심하거나, 나중에 다른 트릭을 할 때 제가 분명히 치웠다고 생각한 카드가 갑자기 나타나서 난처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덱을 바꾸는 것도 의심스럽고요. 좋은 팁이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시카고 오프너에서 여분의 카드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처리하시나요? 카드를 따로 빼두면 관객이 카드 수가 안 맞는다고 의심하거나, 나중에 다른 트릭을 할 때 제가 분명히 치웠다고 생각한 카드가 갑자기 나타나서 난처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덱을 바꾸는 것도 의심스럽고요. 좋은 팁이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간단해요. 그냥 주머니에 넣으면 끝이에요. 아니면 관객한테 선물로 주든가요. 혹시라도 진짜 만에 하나 왜 카드를 치우냐고 물어보면, 뒷면 색깔이 달라서 카드를 전부 같은 백(뒷면)으로 맞춰야 한다고 말하세요. 그러고 나서 '그걸 왜 물어봐?' 하는 표정으로 슥 쳐다보는 거죠. 매너 좋은 관객은 어차피 아무 말도 안 하거든요.
@Jaume:
실제 관객 앞에서 그런 일이 몇 번이나 있었나요? 우리는 보통 마술사들 머릿속에만 떠오르는 생각들을 가지고 관객이 의심할 거라고 지레짐작하곤 해요. 이런 걱정을 하시기 전에, 마술이 끝난 뒤 왜 다른 카드를 챙겨 넣었냐고 관객이 물어본 적이 과연 몇 번이나 있었는지 직접 횟수를 세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Jaume:
의심스럽다기보다는 굳이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관객이 이러쿵저러쿵 의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마술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정말 내 머릿속에 스친 이 모든 것들을 의심할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관객이 보는 것을 관찰하되, 마술사의 관점이나 마술을 좀 아는 마니아의 관점이 아닌, 철저히 '일반 관객'의 마인드로 바라보셔야 합니다. 그러면 쓸데없는 고민들을 대폭 덜어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이만!
맞아요, 관객이 아니라 자꾸 마술사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네요. 우리 눈에는 너무 훤히 보이니까 관객도 다 알아챌 거라고 착각하기 쉬운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예전에 정말 자주 하던 연출인데요. 사실 연출의 설정 자체가 꽤 흥미로운 접근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이런 연출적 개연성에 대해 머리를 더 싸매는 편입니다. 왜 카드가 빨갛게 변할까요? 저는 항상 스페이드 에이스와 하트 퀸으로 이 연출을 하곤 했습니다. 카드들이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빨개지는 거라고, 특히 하트 퀸은 가장 부끄러움이 많아서 빨갛게 변할 뿐만 아니라 아예 도망쳐 버린다고 스토리텔링을 했었죠.
그 당시에는 현상이 거기서 끝나면 그냥 그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곤 했습니다.
지금은 그게 잘 안 되네요. 앞서 어떤 서사(설정)를 깔아놓았는데, 느닷없이 뿅 하고 사라진다니요??
만약 지금 이 연출을 다시 해야 한다면, 저는 하트 퀸을 "진정시켜서" 다시 파란색으로 되돌려 놓은 다음, 관객 두어 명에게 덱을 주고 섞어달라고 할 것 같습니다. 하트 퀸이 안심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래야 "카드가 지멋대로 아무렇게나 색깔이 바뀌는 일"이 없을 테니까요.
예전에는 신경 쓰지 않던 부분들인데 요즘은 꽤 강박증(TOC)처럼 다가오네요 ㅎㅎ. 예전에 루이스 올메도(Luis Olmedo)가 보여준 '매직 나인(9 mágico)' 버전 때문에 그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전 내부적인 메커니즘(vida interna) 외에도 관객에게 보이는 외부적인 표현(vida externa)도 일부 수정했었는데요.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가 같은 덱의 카드가 아니라, 아예 다른 덱의 카드가 되도록 바꿨었죠.
이 연출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유튜브에 검색하셔도 나옵니다), 패더 해먼(Father Hamman)의 연출을 아스카니오(Ascanio)가 바리에이션한 버전입니다(GEC에도 실려 있습니다). 덱에서 빨간색 9 한 장과 검은색 카드 여러 장을 꺼냅니다. 그리고 이 9가 마술 같은 힘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카드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죠. 검은색 카드들을 9에 가까이 가져가면 빨갛게 변하는 현상입니다. 물론 제 기준에서는 서사적(개인적으로는 '현상학적'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인 모순이 생깁니다. 애초에 빨간색 9가 버젓이 존재하는데 어떻게 덱 안에 검은색 카드들이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나중에 덱을 스프레드했을 때, 그 9 주변에 있는 카드들도 전부 빨갛게 변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제 경우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덱의 카드를 가져와 섞어 넣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그 카드를 치우면 다시 모든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다음 마술을 이어갈 수 있게끔요.
저라면 동전이나 로프 마술 같은 다른 연출로 넘어가거나, 인비저블 덱처럼 아예 다른 덱을 필연적으로 꺼내야 하는 루틴을 진행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서 똑같은 다른 덱으로 덱 스위치를 해둔 뒤, 다시 '아까 쓰던 덱'을 꺼내며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거죠.